///
Search
🐠

Isle of Skye 이모저모 이후 맛도리 저녁

국가
스코틀랜드
글 미리보기
스코틀랜드 4일차, Brother’s Point와 Quiraing, Kilt Rock Waterfall 도 짧은 시간 방문. Dunvegan Castle & Gardens를 방문하여 성과 정원을 둘러보고, 저녁 식사로는 Stein Inn 에서 맛있는 식사를 함.
년도
2024
여행 날짜
2024/08/26
이전 글

미안하다, 힘들어서 기억에서 잘려버렸다…

힘들었던 트랙킹, 주차장에서의 소동 이후 나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지쳐버렸다. 여행도 젊을 때 해야한다는 이유가 다 체력 때문인데 만 27세 젊은이가 이래서야 되나 싶었다. 우리는 사이먼의 조언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기 떄문에 북동쪽으로 향했다.
지금까지의 글을 읽어보면 나도 내 기억력이 꽤 좋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Storr 이후 이 날의 기억은 밥 먹기 전까지 날라가버렸다. 화장실이 가고 싶었고, 몸이 지쳐버려 눈에 제대로 들어오는게 없어서 maybe my control center girls (the one just like in Inside Out) categorized this day as ‘unimportant’ and sent it to the long term memory earlier then expected.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을 조각 모음집을 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못 가본 The Brother’s Point

Brother’s Point를 가기 위해서는 양 농장(?)을 지나 작은 울타리 문을 열고 언덕을 내려가야 하는데, 막 다녀와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내려가기를 말렸다. 날씨로 인해 우리 차가 진흙에서 못 나왔듯, 그 분들도 진흙에게 호되게 당했던 것이다. 슬쩍 보니 내려가는 길이 양 똥 만큼이나 짙은 갈색인 진흙이었다. 아빠는 조금 아쉬운 듯 울타리 근처를 두 세번 어슬렁거렸지만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눈이 Brother’s Point를 향해있을 때는 몰랐는데,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바닥을 보니 자칫잘못하면 밟을 수 있을 만큼 양 똥이 널려있었다. 그리고 굵기는 얼마나 굵은지, 그 굵기를 내 손바닥을 옆에 두고 찍은 사진이 있지만… 모두의 눈을 보호하기 위해 그 사진은 못 올리겠다.

Kilt Rock Waterfall

Kilt Rock은 좀 할 얘기가 있다! 내가 이때부터 화장실이 조금 가고 싶으면서 정신이 바짝들고 잠이 확 깼기 떄문에 기억난다.
주차장 부지가 그야말로 거대했다. 워낙 Storr에서 당해서, 조금 많이 과장을 해보자면 뭐 거의 에버랜드 주차장의 절반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볼거리가 펜스 넘어로 보이는 절벽 하나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엄청 후한 주차장이었다. 그런데 화장실이 없음. 아니 주차장을 이 정도 크기로 만들었으면 화장실을 하나 만들법도 한데, 하다못해 공용화장실이라도 만들어 둘만한데!
Kilt Rock을 잘 보려면 Kilt 가 무엇인지 알면 좋다. 스코틀랜드 고지대 지방과 아일랜드에서 입는 전통 남성용 체크무늬 치마를 일컫는다. 이 무늬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친구도 제주도처럼 화산 활동으로 형성 된 현무암으로 구성된 지형물이다.
날이 한 몫한걸까, 우중충한 뒷배경이 거대한 바위 지형물을 한층 어둡게 만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진으로 미리 본 것 처럼 세로 줄무늬가 선명하지 않았다. 난 거의 석영처럼 딱딱 갈라지고 각진 바위층을 상상했는데 풀/이끼가 하부층에 자라 있어 부드러운 형상이었다. 다시한번 느꼈지만 볼 것 대비 주차장이 매우 커서 좋다.
우리가 약 90도 꺾인 지점에서 바위를 바라볼 수 있도록 view point가 만들어져 있다. 만들어진 길을 따라 걷다보면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데 사람마다 감탄하는 절경이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아빠는 폭포를 좋아한다. 그래서 폭포를 중심으로 사진을 찍거나 파노라마를 찍고 있었다. 누군가는 열심히 바다만 찍고 누군가는 Kilt Rock 의 돌을 확대해서 찍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사람들을 관찰했다. 이렇게 사진을 다르게 찍는 사람들도 관찰하고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어떤 서양 남자가 중국인 여자 여행객들에게 말을 걸며 무슨 내용을 얘기 하나 들어보기도 했다. 중국어 못하지만 대충 베이징에서 4년 살았다는 것 정도는 알아들었다. 그외에도 나처럼 Kilt Rock 자체에는 큰 관심 없는 다섯살 정도 되는 꼬마가 물웅덩이를 넘나드는 것도 보고.

올라갈 힘이 전혀 없어 내려온 Quiraing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것을 하나 꼽으라면 걷기 싫어하는 퀴랑을 꼽겠다. 퀴랑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여행 와서 두번이나 방문했다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Man of Storr 는 별 준비를 하지 않고 옷과 운동화만 신어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데 퀴랑은 좀 달랐다. 입구에서부터 본격적인 트랙커들이 많았고 입구에서만 봐도 많이 가파른게 보였다. 그러나 이미 오전에 Storr 를 다녀와서 기가 많이 빨린 나는 더 이상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분명 아빠도 여기가 이렇게 가파른지 몰랐을걸?
아빠가 이렇게 동생한테 카메라를 맡기고 파노라마 사진을 맡긴 곳은 완전 초입에 만들어진 길이다. 한바퀴 둘러서 내려올 수 있는 짤막한 뷰포인트. 나는 화장실도 급하고 몸도 지쳐서 엄마랑 미리 내려왔다. 아빠는 아쉬운지 동생이랑 가볼 수 있는데까지 한번 다녀오겠다고 했다.
내려와서 주차장을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푸드트럭은 있어도 화장실을 없었다. 도대체 얘네는 이 유명한 관광지에 왜! 화장실을 안 만드는걸까! 물론, 물을 끌어오기 힘들수도 있고, 임시 화장실을 만들더라도 처리해주는 차가 오가기 힘든 곳일 것 같긴 하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인데… 그렇게 슬픔과 절박함에 잠긴 채 차에 돌아와 전 날 장 본 간식거리들을 엄마와 좀 꺼내 먹으면서 아빠랑 동생을 기다렸다. 그렇게 멀리는 못 갔는지 빨리 돌아왔다. 물론 차에서 기다리고 있을 우리를 생각해서 빨리 내려온 것이겠지만.

Dunvegan Castle & Gardens

지도에 표기한 것을 보면 오늘 우리는 Storr 를 시작으로 우리는 반시계방향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했다. 계획대로 살펴볼 곳은 모두 둘러보았는데 저녁 시간이 애매했다. 그래서 Dunvegan Castle & Gardens 까지 둘러보고 저녁을 먹으러 가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에도 도착하자마자 내가 찾은 것은 화장실. 다행히 사람이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화장실이 갖춰져있었다 휴~ 입장표도 끊기 전에 바로 화장실 표시를 보고 제빠르게 달려갔다. 내게 이렇게 중요한 화장실이라 인상깊어 사진을 찍었을만도 한데 지금 사진첩을 찾아보니 안찍었나보다. 나름 성 내에 카페 옆에 자리하고 있고 화장실 내려가는 길에 꽃 장식도 있고 예뻤는데 아쉽네 ㅎㅎ

학생 입장 할인?

이번 여행을 하면서 나랑 동생은 참 다른 사람이구나를 느낀 순간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여행 왔다고 옷을 갑자기 갖춰(?) 입는다던지,ㅜㅐ 포기하고 넘어갈 법한 순간(몇 일 뒤… 휴대폰 도둑맞는 동생의 이야기는 커밍쑨…)에도 마지막까지 시도를 한다던지, 그리고 무엇보다 “물어볼 순 있잖아?” 마인드.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섰는데 Adult 밑에 Student 가격이 별도로 적혀있었다. 갑자기 동생이 흥미를 보였다. 그러나 과거에 혼자 유럽 여행을 돌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학생 할인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국제 학생증이 필요했다. 국제학생증 덕분에 유레일도 학생 신분으로 구매해서 조금 저렴하게 구매했고 다양한 명소를 입장할 때도 요긴하게 쓰였다. 벨기에의 식당 중에서도 국제학생증을 소지하면 음식 가격도 달랐던 곳이 있었는데 그 때는 내 실물 국제학생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래서 당연히 여기도 국제학생증을 요구할거고 “아 그냥 물어볼 수는 있잖아?” 라고 얘기 하는 동생이 이해가 안됐다. 도대체 왜 그런 질문을 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진 않았지만 아빠는 본인이 물어보고 싶어하니 냅두라고 했다. 그리고 동생은 본인 한국 학생증을 보여주면서 혹시 학생 할인을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해주더라? 이게 된다…고?
어떻게 정의할 순 없는 나의 태도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보면 원칙주의자고 다르게 바라보면 망신 당하는게 두려운 사람이다. 사실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게 원칙을 지키지 않아 망신을 당할 수 있는거니까. 그래서 애초에 시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태도는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경우도 있지만 새로운 경험을 저지할 수도 있다. 오늘과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겠지. 나는 물어 볼 시도조차 하지 않았지만 동생은 본인의 질문으로 성취(?)를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엔 더 용감하게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투박한 Dunvegan Castle

오른쪽 엄마 표정이 진짜 웃기지만 허락을 받지 못해 공개를 못하는 슬픔 ㅠ.ㅠ
사진에서도 보이겠지만 날씨도 흐리고 성도 투박해 보인다. 시간이 충분치 않기도 하고 딱히로 내부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아서 입장권을 끊을 때도 외곽과 정원 입장 표만 끊었다. 오히려 잘 한 선택인 것이 가까이서 볼 때보다 멀리서 볼 때 더 굳센 성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가까이 사진을 찍으면 엄마 아빠가 찍은 사진 처럼 칙칙함이 도드라져 보이는 반면 멀리서 찍으면 전반적인 주위 풍경과 함께 투박함이 주는 강인한 인상도 함께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곽을 천천히 걷다보면 관광객도 많지만 근처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산책하기 위해 입장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샌드위치를 싸와서 벤치에 삼삼오오 모여 먹고 있기도 하고 대형견과 가벼운 산책을 하기도 한다. 우리도 천천히 걸으며 탁 트인 시야를 즐겼다.
엄마는 휴대폰을 S23(?) 울트라로 바꾼 뒤로 부터 사진을 엄청 즐겨 찍게 되었는데, 간혹 앞으로 뛰어나가 걸어오는 우리를 찍곤 한다. 이 날도 어김없이 뛰어 나가서 찍는 엄마였는데, 문득 인스타에서 본 ‘자연스러운 걷는 사진 찍는 법’ 영상이 떠올랐다. 바로 오른발 왼발을 번갈아 짚으면서 제자리에서 총총 뛰는 것이다. 마침 그 영상을 동생도 알았고 우리 둘은 바보 듀오처럼 제자리에서 왔다리 갔다리를 시전했다. 아빠는 우리가 재밌어보이는지 설명을 요했고 같이 앞뒤로 뛰었다. 그렇게 찍힌 사진이 아래 사진인데… 전혀 자연스럽지 않고 그냥 웃기기만 한 사진이 탄생했다.
이렇게 성 외곽을 쭉 걷다보면 성의 정원을 들어갈 수 있게 된다.

Garden

입장할 때 받은 티켓에 그려진 작은 약도와 살뜰히 챙긴 지도와 함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길 찾기에 나서지 않던 동생이 본인이 길을 안내 해보겠단다. 아마 지도와 약도가 힘을 불어 넣어준 것 같다. 구경할 수 있는 스팟들이 1번부터 번호가 메겨져 있었는데 꼭 순서대로 보지 않더라도 발이 가는대로 구경하다보면 얼추 다 구경할 수 있다.
둘러보면서 느낀점 중에 하나는 이곳의 정원에서 우리나라의 수목원을 기대하면 안된다는 점이었다. 한국의 수목원은 종 관리를 하고, 인위적이어도 예쁘게 배치하고, 입장객이 둘러보는 루트를 정해주며 관람의 경험을 만들어 낸다면 이곳의 정원은 정돈 된 야생에 가깝다. 들꽃이 흐드러져 있기도 하고 팻말이 있는 꽃이 시들어 있기도 하다. 정해진 관람 루트는 없지만 길을 살짝 잃더라도 적당한 곳에 이정표를 두어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친절이 숨어있다.
동생이 길을 이끌다 본인도 길을 잃었다. 걷고 걸어도 한 곳을 뱅뱅 돌고 있었 던 것이다. 지도를 들어야 하는 방향을 잃어서 삼거리로 나와 이정표를 보고 겨우 지도를 바로 잡기도 했다. (나만큼이나 길치인 동생이 왜 본인이 길을 이끌겠다고 했는지는 의문이다.)

좀 무섭게 생겼고, 인터넷도 안터지지만 쫄 필요가 없는거야! The Stein Inn

아침에 사이먼과 새라가 추천하고 예약까지 해 준 Stein Inn 으르 향하는 길도 조금 험난했다. 차선은 다시 한 개로 줄어들었고 여러 차례 passing place 에 서야 했다. 식당에 다다랐을 때 즈음, 비가 다시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숙박업소라 식당 간판이 달려이지 않았기에 차를 천천히 운행하면서 간판을 찾아갔다. 사진에도 보이듯 검은 나무 판자에 양각으로 적힌 간판이어서 눈에 확 들어오지 않아 “어! 여기네!” 하고 찾았을 때 기쁨이 더 컸달까?
주차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우리가 세울 공간은 있었다. 재빨리 주차를 하고 들어갔다.
예약 없이는 먹기 힘든 곳이라 예약자명을 물어봤다. 일반 레스토랑에서 물어보 듯, 예약자 명단을 들고 잘 차려입은 웨이터가 물어보는 건 아니었다. 마치 할리 데이비슨을 몰아야 할 것 같은 중년의 마른 남성분이 메뉴판을 들고 한 쪽 팔을 카운터에 걸친 상태로 예약자명을 물어봤다.
순간 몇 가지 생각들이 재빠르게 뇌리를 스쳤다. 새라가 예약을 해 줬으니 예약자명을 새라라고 해야할지, 서로 이름보다 상호명이 익숙하다면 Achalochan house(아칼로칸 하우스) 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만약 이 아저씨가 알바라서 Achalochan house 나 새라를 모르면 어떡하지 등 여러 생각이 오갔다. 처음으로 내 입에서 나온건 아무래도 사람 이름이었다. 새라를 말하자 아저씨의 살짝 갸우뚱 하는 알 수 없는 얼굴을 보고 “from Achalochan house…?” 라고 말을 덧댔다. 엄마가 뒤에서 답답했던지 냅다 “아칼로칸 하우스!”를 외쳤다. 이해를 하고 안내를 해 준건지 이 사람들을 더 세워봤쟈 대화가 안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건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안내해줬다. 그래도 자리가 딱 맞았던 걸 봐선 우리 자리로 옳게 안내해 주신 것 같다.
전반적인 인테리어를 비롯해 분위기는 어두웠다. 비가 오는 밖의 날씨도 한 몫 했겠지만 짙은 돌로 만들어진 벽과 그중 가장 넓은 벽면 한 가운데에 크게 자리 잡은 chalk board도 어두움에 기여분이 있다. 사진으로만 보니 좀 밝아 보이는건 아마 내가 창을 등지고 앉아서기 때문이다.
사이먼과 새라가 추천해 준 메뉴는 venison steak (사슴고기) 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품절이었다. 뭔가 기대했던 것을 취하지 못하니까 무지 아쉬웠는데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전반적으로 음식이 맛있다는 평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사이먼이 여기 Fish n chips 의 fish 가 엄청 크니 한번 먹어보라고 말해줬었는데 메뉴판을 보니 monkfish (아귀) 였다. 그래서 venison 대신 wild duck, fish and chips 그리고 mussle 을 시켰다. 우리 주문을 다시 확인 시켜주는 웨이터 아저씨의 말은 정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야 했다.
주문과 함께 물을 가져다 줬는데, 물통이 굉장히 특이했다. 무거운건 둘째치고 물을 따를 때 맑은 “꼴꼴꼴꼴” 소리가 났다. 마치 소주 첫 잔 따를 때 나는 맑은 소리를 10배 증폭시킨 소리? 따르면서 소리도 신기했지만 동시에 ‘이 물통을 잘 씻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일 처음으로 wild duck 이 나왔다. Small plate 란에 있긴 했지만 이렇게 양이 적게 나오는 줄 몰랐다. 그리고 아래 설명을 읽지 않아서 정확히 어떤 곁들임으로 나오는지 몰랐는데, 막상 보니 샐러드에 고기 덩아리가 조금 얹어있는 꼴이었다. 이어서 홍합과 fish and chips 가 이어서 나왔다. 사실 홍합은 아빠가 고른 메뉴고 나는 거대한 fish and chips에 집중하느라 맛을 보지도 못했다. 아빠가 쉼 없이 계속 홍합 껍질을 발라드셨고 빵도 다 찍어드셨으니 평균 이상의 맛은 했나보다. Fish and chips 는 듣던대로 정말 컸다. 익힘 정도도 좋았고 튀김도 기분 좋게 바삭했다. 간혹 튀김이랑 생선이랑 분리되어 따로 놀 때도 있는데 그렇지도 않고 딱 좋았다. 엄마는 함께 나온 sour cream 이 입에 맞았었던 것 같다.
모두 먹고 칠판에 적혀있던 디저트도 살펴봤다. 초콜릿 푸딩이 맛있을 것 같아 주문을 했는데 우리가 생각했던 비주얼이 아니었다. 탱탱한 푸딩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굉장히 달고 진한 mudcake 같은 류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고 다시 Achalochan house 로 돌아왔다.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