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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의 운전 난이도 Isle of Skye 의 Fairy Pools 와 최고의 숙소

국가
스코틀랜드
AI summary
스코틀랜드의 운전 난이도와 Achalochan House에서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좁은 도로에서의 운전과 passing place의 문화, Fairy Pools의 아름다움, 그리고 Achalochan House에서의 따뜻한 환대와 위스키 시음 경험을 공유한다.
년도
2024
여행 날짜
2024/08/25
Isle of the Skye 의 저 세상 도로와 너무 예쁜 우리 숙소
이전 글

Isle of Skye

Hero of the Hills

장을 보고 주유를 하고 밥을 먹는 동안 미스트같은 비가 내렸다. 젖는지 모르고 서있다가 어느새 보면 축축한 것이 느껴지는 그런 비가 흩뿌렸다. 밥을 먹고 나와 마주친 하늘에는 희미한 무지개가 떠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는 무지개의 반대방향으로 달렸고 and just like we did in Glencoe, we stopped where everyone else stopped. What we didn’t expect was people with huge camera lenses all over. Some were on the bridge while others were walking toward something. I repositioned my location on Google map and knew we were on the Sligachan Old Bridge and people were walking towards a 동상 named Heroes of the Hill.
나중되어 알게 되었지만 이 다리는 19세기에 지어져서 Skye 섬의 주요 교통지 중 하나였다. 과거에는 중요한 다리여서 그런지 이 밑의 강과 엮인 전래동화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카메라를 다 들고 서 있는 이유는 다리 + Black Cuillin 산맥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란다. 방문할 당시에는 그 정보를 몰랐어서 다리와 산을 따로 찍었는데 지금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첩을 찾아보니 다행히도 Black Cuillin 산맥이 담기긴 했다. 물론, 중요한 산인지도 모르고! 다리는 위에 사진에 있고 산은 아래 좌측 사진의 배경에 담긴 산이다. 자세히 보면 구글맵에 나와 있는 대표 사진과 비슷하다! ㅎㅎ
동상 역시 Cuillin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이 산맥을 등반하고 정복한 사람들을 기리며 만들어진 동상으로 동상으로 세워진 두 분은 스코틀랜드의 산악 등반의 역사를 의미있게 만드신 분들이자 특히 많이 알려지지 않은 Cuillin 을 알리기도 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얼굴 표정까지 묘사가 되어 있어 꽤 실감났다. 동상까지 한바퀴 돌고 나서 오늘의 두 번째 메인 코스인 Fairy Pools 로 향했다.

Skye는 이게 일상이야! 극악의 운전난이도

아빠한테 나는 운전 때문에 앞으로 약 10년 내에는 스코틀랜드를 다시 올 일 없을거라고 장담했다. 물론 운전자 위치가 다르고 그에 따라 신호가 다른 이유도 있고 고속도로와 시내의 도로폭이 한국에 비해 좁고 노면이 정비가 잘 안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곳은 캠핑 트레일러도 엄청 많고 대형 버스가 많다. 이 운전고수 분들은 그 좁은 도로를 꽉 채워 운전을 잘 하시는데 문제는 맞은편에서 오는 일반 승용차는 사고 날 것 같아 떨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본인들이 살짝 옆으로 피하는데 도로가 좁고 울퉁불퉁해서 옆으로 빠져버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우리도 다니다가 옆 웅덩이에 빠져 고꾸라져있는 봉고차를 발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운전하기 싫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passing place 때문이다.
Skye 섬은 시골인지 도로가 개발이 더욱 안되어 있는데 이렇게 차 한대가 지나갈 수 있는 도로가 많다. 이 도로를 양쪽에서 오는 차들이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passing place 가 만들어진 것이다. 대충 눈치껏 먼저 기다릴 수 있는 차가 오른쪽 사진처럼 대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면 맞은편 차가 지나가면 된다. 이 때 고맙다는 표시로 인사를 해주고 기다린 차는 괜찮다는 의미로 역시 손 인사를 해준다. 약속처럼 모두가 이렇게 손 싸인을 하고 안해도 되는 경우는 여러 차가 한번에 지나갈 때 처음 양보를 받은 차는 인사를 하지만 한 세번째 부터는 굳이 안하는 듯 하다. 운전자는 당연히 하고 옆에 동승자도 함께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내 동생은 이 인사에 맛들렸는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인사를 다 했다.
그리고 서로 먼저 비켜주기 위해 한 200m 거리를 두고 대치를 하는 경우가 있다. 내 차도 passing place 안에 들어가있고 맞은편 차도 본인 위치의 passing place 에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는 더 양보 의지가 강하거나 내 뒤로는 차가 없는데 쟤 뒤에는 차가 줄줄이 있다면 ‘내가 비켜있을테니 와라’ 라는 의미로 전조등을 몇 번 깜빡인다. 그러면 그냥 고맙다 하고 가면 되는 것.
문제는 이 passing place 의 크기가 제각각이라서 너무 안쪽으로 들어갔다가는 비 온 뒤 생긴 웅덩이에 푹 빠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Fairy Pools

분명 Fairy Pools 를 향해 가고 있을 때 까지만 해도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다. 화창한 날씨가 이 나라에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 쯤 너무나 맑은 하늘을 내어주었다. 주차를 마치고 딱 내렸는데 푸른 하늘에 적당히 신비로운 구름 그리고 뭐 하나 시야에 걸리는 것 없이 드넓게 펼쳐진 초원. 운전 때문에 10년은 안올테지만 혹시라도 그 이전에 오게 된다면 한국에서는 절대 만나볼 수 없는 탁 트인 푸릇함을 보기 위함일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볼 건 없는데 와보긴 해야 하는, Isle of Skye의 must visit place 아닐까. 걷고 걷는. 지나가는 양도 보고 구름 끼인 산맥도 보고, 뒤를 돌아 우리가 걸어 온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도 보고 걷는. 그렇게 걷다가 사진도 좀 찍고, 아빠처럼 큰 바위를 오르는 척도 해보고.
그리고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런 작은 보라색 꽃이 흐드러져 있는데, 여태 들렀던 명소들 곳곳에 피어 있기도 했다. 꽃 이름을 종종 궁금해 하는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이 꽃을 궁금해 했는데 엄마 머리 속에도 이 들꽃에 대한 정보는 없었나 보다. 그 때는 뭐 그러려니 했는데 엄마랑 여기 오는 길에 조금 싸워서(왜 싸웠는지 기억이 안남) 화해를 해보고자 Apple Intelligence 의 힘을 빌려 꽃 이름을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꽃의 형태가 작아서인지, Apple Intelligence 가 아직 똥멍청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이 형체가 꽃 / 들꽃 / 풀 임은 인식하는데 정보를 제대로 가져오진 못했다. 그래서 화해에 별로 도움 안됨~ㅎㅎ
아무튼 걷고 걸어 그렇게 마주한 Fairy Pools 는 생각보다 작다. 응? 이거라고? 싶지만 뒤를 돌아 멀리 보면 이것을 보기 위해 걸어 온 길이 더 좋았구나 싶다.

The Achalochan House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향하는 길은 마치 깡 시골을 달리는 듯 한 코스였다. 심지어 마지막 2~3분은 주변에 오두막 하나 없는 아무것도 없는 좁은 시골길을 달려서, ‘이런 곳에 집이 있다고? 네비 잘못 찍은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 것도 없던 도로에 갑자기 나타난 흰색 집 하나. 바로 스코틀랜드 내에서 유일하게 무려 2박이나 하게 된 우리의 숙소, Achalochan House 였다.
Achalochan House [바로가기]
우리 차가 멈춰 서는 소리를 들었는지 집주인 사이먼이 밝은 미소로 나와 우리를 반겨주었다. 어디서 오는 길인지, 오늘 여행은 어땠는지, 오는 길은 어땠는지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고 안으로 안내받았다. 우리의 방은 복도 가장 안쪽의 가장 큰 방. 사이먼과 새라가 주로 하루를 보내는 거실과 주방을 지나 청록색 문이 우리 방이었다.
(좌) 부엌 식탁에 앉아 찍어본 거실. (우) 부엌 식탁에 앉아 등돌려 찍은 바깥 풍경
사이먼이 문을 열자마자 우리는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인테리어가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아늑함도 밀려왔고 또 이 두 효과를 최소한의 오브제로 이뤄낸 것이다. 공간을 샅샅이 둘러보기 전, 사이먼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가장 중요한 조식에 대해 설명을 해준 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새라와 사이먼은 투숙객들에게 조식에 대한 몇 가지 옵션을 주고, 전 날 오후 10시전까지 수요조사를 마친 종이를 바깥 탁자에 올려두면 해당 메뉴를 다음날 만나볼 수 있다고 알려줬다. 식사를 희망하는 시간과 함께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왜 저 종이를 밑에만 찍었는지! 물론 와이파이랑 WhatsApp 번호 때문에 찍었지만, full page 를 찍었어야지 바보야ㅠㅠ) 5~6가지 메뉴가 있었고 아침에 함께 마실 것도 체크하게 되어 있었다.
사실 제일 중요한 전달사항은 이 조식이었다. 다음으로 이 집을 중심으로 산책하기 좋은 길들을 알려주셨는데, 앞으로 나가면 바다라고 시간이 “남아돈다면” 한 번 가보라고 했다. 물론 나는 가보지 않았지만 아빠랑 엄마는 다녀왔나? 아빠랑 동생이 다녀왔나? 지금보면 모든 여행 일정 중 이 집에서 머문 2박 3일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이 집의 바닷길을 놓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 생김새를 한 끝자락도 보지 못해 상상조차 못한다는 건 아쉽다.
스코틀랜드가 위스키가 워낙 유명하니 사이먼은 Isle of Skye의 양조장 얘기를 이어가던 도중 갑자기 나와 내 동생을 번갈아 쳐다보며
 You guys are of age right?
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우리도 어떤 의도인지 눈치채고 바로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대답했다. He excused himself for a second and went out with a small giggle. He probably went to the kitchen, which I’m not too sure since he might have kept his whiskeys in the family room. He soon came back with four small glasses of whiskey on a tray and offered each to us. I took a sip and though I’m 문외한 in whiskey, I could tell the taste was very 깨끗하고(위스키 맛을 깨끗하다고도 하나?) flavorful for sure since I could smell a few different fragrances. Mom took a sip and she sort of flinched. Her world of drinking is very limited to beer and wine. So 평상시에 마시던 것보다 몇 배는 높은 도수의 위스키는 엄마가 깜짝 놀라기에 충분했다. Dad didn’t show much reaction to it. I think he was picking the right word or reaction to the taste but failed to find one because my dad’s not much of a drinker too. 동생은 좋다고 거의 세입만에 다 마셨다. 막 좋다면서 ㅋㅋㅋ 사이먼은 이 지역의 위스키를 꼭 소개해주고 싶었다며, 근처에 양조장이 있고 어디 가면 이 위스키를 구할 수 있는지 알려주었지만 (무려 스코틀랜드에서) 위스키는 엄마 아빠의 관심 밖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은 기억도 안난다. Then he picked up the tray he brought with him. It was written, ‘Slàinte Mhath’.
두달이 지난 지금도 어렴풋이 발음이 기억나는데 “슬랜쥬브아” 약간 요런 느낌이다. 스코틀랜드에서 건배를 이렇게 외치고 Good Health 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발음과 뜻을 알려 준 사이먼과 슬랜쥬브아를 외치며 마지막 위스키 몇 방울을 입 안에 털어넣었다. 사이먼은 우리의 여행에 도움을 주고자 다음날 계획을 물어봤다. 아빠는 시계방향으로 방문하고자 한 장소들을 나열했다. 그랬더니 사이먼이 안타까운 표정과 함께 그 반대로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이 역시도 좁은 도로 때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시계 방향으로 여행을 하기 때문에 우리 가족 홀로 시계 방향으로 여행하게 되면 맞은편에서 많은 차가 오기 때문에 운전이 피곤해진다는 이유였다. 그 자리에서 우리 계획 바~로 수정.
우리의 대화 소리를 듣고 마당에 있던 새라가 활기찬 인사와 함께 우리의 소모임에 함께했다. 사이먼이 우리에게 위스키를 권했다면 새라는 웰컴티도 아직 없냐며 마시고 싶은 차를 알려달라고 했다. 나는 english breakfast tea 에 우유 타먹는 것을 좋아해서
 Do you have English breakfast tea?
 (과장 된 몸짓과 영국인 발음으로, 가장 기본인게 없겠냐며) Of course we do have ‘English’’Breakfast’’Tea’
새라가 잠시 우리의 welcome tea를 준비해주는 동안 사이먼은 돌고래가 바다에 출몰하면 알려줄테니 WhatsApp 에 친구추가 해두라고 일러줬다. 그 사이 새라는 굉장히 예쁜 teapot 에 차를 가득채워 왔고 무진장 맛있어 보이는 브라우니를 함께 내줬다. 그렇게 사이먼과 새라는 좋은 저녁을 보내라는 말과 함께 방을 나갔다.
우리는 받은 차와 브라우니를 발코니로 들고 나가 마셨다. 추워진 엄마랑 난 다시 실내로 들어와서 뒹굴거렸고 아빠와 동생은 할 얘기가 남았는지 조금 더 이야기를 했다. 나는 씻고 나오니까 금방 어두워졌는데 아빠와 엄마가 발코니를 드나들며 쌍안경을 챙겼다가 다시 들어와서 카메라도 챙겼다가 또 들어와서 핸드폰을 챙기는 등 무척 분주했다. 나도 나가서 엄마가 보는 방향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 앞에 펼쳐진 수많은 별들…
(낭만 가득해 보이지만? 이 사진 2트만에 건지자마자 바로 실내로 들어와서 숙면을 취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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