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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대한항공, 힘들었던 영국항공

국가
스코틀랜드
AI summary
2024년 스코틀랜드 여행을 시작하며 대한항공의 변화와 영국항공의 첫 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대한항공은 기내 서비스와 라운지 음식이 개선되었고 영국항공의 히드로 공항에서의 경험은 자동화와 시스템 오류로 인해 다소 불편했다.
년도
2024
여행 날짜
2024/08/23
판교를 떠난 긴 휴가의 시작. 시작부터 쉽지는 않다!

떠나요! 기나긴 휴가를 떠나요!

앞 차가 보이지 않아 비상등을 켜고 운전을 할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새벽, 공항으로 향했다. 몇 일 전 태풍으로 인해 강제 이틀정도 일본에 묶여있던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혹시 우리 비행기도 못 뜨는 것 아닐까… 라는 걱정과 함께 공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공항 안팎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몇 십대의 비싼 카메라가 나를 향해 있었다. 기다리는 팬들의 차림새를 보니 아이돌 같았는데 문득 몇 번 게이트로 오는지 어떻게 알고 여기 서있는지 궁금하더라?
수속을 마치고, 주문 한 보조배터리를 인도장에서 수령 후 대한항공 라운지로 향했다. 항상 신라면과 과일만 좀 먹었는데 딱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밥솥에서 나는 밥 냄새가 너무 달았다. 나도 모르게 홀린 듯 밥, 고사리, 어묵 볶음, 오징어 젓갈을 담고 해쉬 브라운과 떡갈비까지 올리고 나서야 과일이 눈에 들어왔다. 바나나 하나와 용과/수박/망고가 들어간 과일 샐러드로 접시를 채우니 만족스러운 접시의 무게였달까? 여태까진 신라면이 주 였어서 이 라운지의 특별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는데 고사리 무침 먹어 보니 대한항공 라운지가 스카이팀 라운지 중 제일 좋다고 동네 사람들한테 소문내고 싶어졌다.
신라면 안 먹었다고 안함 ㅋㅋ

달라진 대한항공

작년 여름에 스위스를 다녀온 후 첫 비행기였는데 일단 눈에 띄게 달라진 점 한가지. SM 으로 채워진 기내 안전 안내 영상 및 대한항공 영상 사라지고 AI 로 채워진 것. 최대한 이질감 없게 디자인 후보정을 한 것인지 아님 요즘 AI가 유행이라니 비슷하게 사람이 한땀 한땀 다 디자인 한 것인진 모르겠지만 SM 버전보단 더 세련된 듯.
살까 말까 오조오억번 고민한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프로 귀국편 수령으로 기내면세 신청하고 13시간 비행 시작.
이제 이코노미석은 기내에서 제공하지 않는 라면 서비스는 난기류를 직접 겪어보니 이해가 가더라. 물론 좌석 밀도가 일반석이 높은터라 우선 서비스 중지를 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는 비즈니스와 퍼스트 역시 승객 개개인을 생각해보면 중지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그릇이 제 아무리 컵라면 보다 무거워 위험이 낮더라도 만일 화상을 입는다면? 컵라면 대신 핫도그나 피자 같은 다른 간식으로 대체 했다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냄새가 일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요구한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라면은 진짜 누군가가 요청을 해서 객실승무원이 전달하기 위해 걸어가는 길에 냄새가 나기 때문에 진짜 나도 모르게 승무원 콜 라이트에 손을 얹게 되는데 이번에는 피자나 핫도그 냄새가 일절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면 나 자는 사이에 다 먹었나 사람들?) 또한 작년부터 도입 되었다지만 난 이번에 처음 써 본 기내 셀프 스낵바. 파리바게트 에그 샌드위치, 땅콩, 주스 등 간단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좋았던 건 주스 하나 먹으려고 미안하게 승무원 콜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단점은 확인을 자주 안하는건지, 내가 타이밍 나쁘게 간건진 몰라도 주스가 항상 떨어져 있었다는 점.

첫 인상 망한 영국항공

히드로 공항은 터미널이 5개다. 우린 4 터미널에서 5 터미널로 넘어가 British Airways 국내선을 타고 스코틀랜드로 넘어가야 했다. 2시간 반정도 transit 시간이 있었기에 여유롭게 이동했다. 히드로 공항에도 자동 수속 과정을 밟게 되는데, 언제나 공항 자동화는 사랑이지만 알게 모르게 아쉽기도 했다. 여권에 쾅쾅 찍히는 도장이 참 낭만있는데 이제 그런게 없는 세상이라니. 뭔가 좀 아쉽달까? 이제 여권 새로 발급 받아도 15장 짜리 최소로 해도 될 듯 ㅠ
아빠는 한국에서 무슨 블로그를 보고 현재 터미널에서 밖으로 나가서 다른 터미널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알아왔던데, 공항에 와보니 Elizabeth Line 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터미널 숫자 방향대로 따라가면 Elizabeth Line을 타는 길이 나오고, 티켓을 무료로 발권할 수 있다는 것도 티켓 머신 앞에 서 있던 세 명의 비즈니스 맨들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조금 복잡한 건, 이 지하철 라인의 운영 방식. 시내로도 나가는 지하철 노선이라서 시내에서 타서 공항으로 들어올 때도 잘 보고 타야 한다.
우선 터미널 2 & 3 > 터미널 4 로 가는 노선과, 그리고 터미널 2 & 3 > 터미널 5로 가는 노선이 다르다. 4에서 5로 가야했던 우리는? 당연히 터미널 2 & 3 으로 가서, 5로 가는 노선으로 갈아타야 했다. 사실 노선이 이렇게 나뉘어져 있다는 사실은 귀국하는 날 시내에서 들어올 때 처음 알게 되었고 첫 날 내렸을 때는 그냥 직원분이 갈아타라고 해서 알게 된 것.
무사히 5 터미널에 도착해 오토 체크인을 하고 부모님은 미리 구매해둔 위탁수하물 처리를 위해 줄을 섰다. 나는 바로 앞에 보이는 Pret a Manager 에 커피를 사러 갔고 편의점에서 파는 종이책 냄새를 좋아하는 동생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공항이라 그런지 주문을 받고 음료를 만드는 절차가 아닌 바리스타가 뭘 원하냐고 물어보면 알아서 만들고 후에 주문을 다른 사람이 와서 받는 방식이었다. 물론 주문을 먼저 받아 음료대기가 밀리기도 하고. 여기서 살짝 기분 나쁜 일이 생겼는데
바리스타 : What are you having?
나 : (메뉴판에 헤이즐넛 라떼 없어서) Do you guys treat hazelnut syrup?
바리스타 : Sure
나 : Then an iced latte with a pump of hazelnut please.
하고 막 만들고 있는데 주문 받아야 할 직원이 좀 뒤에 오더니
직원 : Were you served?
나 : No?
이 때 내 머릿속에 좀 다양한 생각이 오가고 있었는데 “결제를 받으러 온 사람이 왜 음료를 받았냐고 물어보는걸까? 음료를 받았으면 뭐가 달라지나?” 내 표정에서 이게 드러났는지 직원이 “Never mind”라며 상황을 뭉뚱그렸다. 뭐 내가 음료를 받지 않았음을 내 두 손을 보고 확인했으니 대충 넘긴거겠지만 never mind는 사람을 오묘하게 기분 나쁘게 한다. 보통의 나였다면 ‘Excuse me”라고 되물었겠지만 부모님과 함께 왔고 오늘이 첫 날임을 상기하며 스스로를 워워 시켰다.
음료를 받고 동생을 만나 엄마 아빠를 만나러 갔는데 아직도 짐을 못 보낸 상태였다. 위탁수하물 결제도 했고, confirmation email도 받은 것을 직원에게 보여줬는데도 아빠랑 직원이 저 멀리서 얘기하고 있었다. 결국 영국항공 내부 시스템에 어떤 오류가 있었던 것이었고, 우여곡절 끝에 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지하철도 갈아타고 오고, 짐 보내는데 꽤 시간을 썼던 터라 서둘러 들어왔는데 보안검색대 줄이 빠지는 속도가 꽤나 느렸다. 돌아가는 검색대 라인도 적었고, 한국에서는 예를 들어 벨트 풀고 가방에서 노트북 꺼내는데 앞 사람이 시간을 지체하면 짐이 적은 뒷사람에게 먼저 오라는 등 유도리 있게 진행하는데 여긴 그런게 없음. 그냥 아주 줄 쭉 서 있는거야. 거기다가 누구 짐 뭐 사이렌 울렸다? 그러면 그 라인 거의 최소 1분은 스탑.
보안검색대도 통과하고 보딩 타임 거의 맞춰서 도착해 벤치에 앉았다. 몇 분 뒤 속눈썹을 엄청 길게 연장한 지상 직원분이 오시더니 기체가 사정으로 오늘 기내 수하물도 전부 tag 해서 밑으로 보내야 하니 앞에서 tag 받으란다.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줄 서서 나랑 동생 캐리어도 태그를 붙이게 되었다. 그리고 시작된 약 한시간의 delay. 나중에 비행기를 타서 기장과 부기장의 방송을 들어보니 함부르크에서 비행을 해서 온 두 분도 독일에서 긴 연착을 겪어 그 여파가 이어졌다는 것.

도착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찬 바람이 몸을 휘감았고 이 곳도 비가 내려 조금의 습함도 느낄 수 있었다. 우버를 부를까 하다가 짐도 많고, 비도 오는데 횡단보도 하나 건너 특정 구역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바로 코 앞에 줄 서 있는 택시 줄을 서게 되었다. 바로 다음 날 부터 운전을 해야했던 아빠는 조수석에 앉아 스티어링을 같이 하며 몸도 조금 풀고, 기사분에게 이것저것 여쭤보며 첫 날 숙소에 도착.
Aparthotel Adagio Glasgow Central [구글맵 바로가기]
문을 열고 들어가자 조금 당황스러웠던건, 생각했던 침대 갯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2 twin bed를 예약할 땐 좀 더 넓은걸 기대했는데 작은 침대 두개가 있길래 또 알아보러 내려갔다. 예약상엔 문제가 없었고 찾아보니 US twin bed 와 UK twin bed의 기준이 조금 다르다… 즤에에에ㅔㄴ장. 조금 허기졌던 아빠는 준비해간 황태해장국을 드셨고 열심히 비행기에서 주는거 다 먹은 나랑 동생은 스킵했다. 스코틀랜드의 수돗물이 전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해서 수돗물로 물을 끓였는데 확실히 깨끗한게 우리 전기포트에 흰색 침전물이 전혀 안 생겼다.
아빠랑, 엄마랑 나랑 한 침대에 자고 동생은 소파에서 잤다. 비행기에서 그렇게 자도 완벽 시차적응해서 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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