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양한 영화 섭취
내겐 종종 찾아오는 ‘콘텐츠 노잼’ 시기가 있다. 유튜브, 티빙, 넷플릭스, 디플 등 콘텐츠는 쏟아지지만 정작 보고 싶은 것이 없는 시기다. 11월 말부터 스멀스멀 기운이 보이더니 지금은 KBS의 고래 다큐멘터리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 몇 일 전 유튜브에 처음으로 라이프플러스 채널의 라플위클리 토크 콘텐츠가 알고리즘에 떴다. 이동진 영화평론가, 궤도 그리고 안현모 통역사가 나와 진행하는 콘텐츠 큐레이션 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각자 콘텐츠 마인드맵을 그리고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세 편 정도를 연달아 보면서 ‘저들은 어떻게 시즌2 까지 하고도 남을 정도로 다양한 영화/드라마를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영화를 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봤던 영화를 네번 다섯번, 심지어 어렸을 때 부터 보던 영화들은 서른 번도 넘게 봐도 또 보는 스타일이다. 아무리 유명해도 새로운 것은 잘 찾지 않는 경향이 있다. 어쩌면 나의 일관 된 특징일 수 있는 것이 나는 음식을 먹을 때도 똑같다.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남자친구와는 다르게 나는 늘 아는 맛, 먹던 것을 고르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음식을 시도하는 남자친구가 곁에 있기 때문에 같이 집어 먹어보면서 나도 새로운 맛을 기약하게 된다. 그러나 돈도 써본 사람이 쓴다고, 내가 새롭게 도전하는 음식이나 과자들은 맛이 없기 일쑤다. 꾸준히 새로운 선택을 하는 자들에게만 통하는 촉이 있는게 분명한데, 어쩌면 거듭 된 도전을 통해 학습 된 촉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새롭게 음식을 도전하면 맛에 대한 촉을 기를 수 있듯이, 다양하고 새로운 영화를 섭취하다보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사람은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라고 믿지만 가끔 나는 내 세상이 디즈니에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25년도에는 조금은 내 세상이 넓어지기를 희망한다.